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무대

이장희1900–1929

거미줄로 짠 회색(灰色)옷을 입은 젊은 사나이. 흰 배암 문의(紋儀)로 몸을 꾸민 어여쁜 새악씨. 젊은이들은 철없이 반기며 묘(妙)한 춤을 추도다. 아, 그러나 향로(香爐)의 연기는 가늘게 떠올라라. 조용한 촛불은 눈물을 흘리며 꺼지려 하는 것을. 보아라, 푸른 달빛과 같은 애처로운 꿈이 아니뇨. 오, 춤추는 사람들의 애젊은 환영(幻影)이여. 눈물짓는 촛불의 가냘픈 숨결이여.

철없이 춤추는 젊은이들과 꺼져 가는 촛불. 화려한 무대 뒤의 덧없음을 비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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