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소경
운모(雲母)같이 빛나는 서늘한 테이블. 부드러운 얼음, 설탕, 우유(牛乳). 피보다 무르녹은 딸기를 담은 유리잔(琉璃盞). 얇은 옷을 입은 저윽히 고달픈 새악시는 기름한 속눈썹을 깔아메치며 가냘픈 손에 들은 은(銀)사슬로 유리잔(琉璃盞)의 살찐 딸기를 부수노라면 담홍색(淡紅色)의 청량제(淸凉劑)가 꽃물같이 흔들린다. 은(銀)사슬에 옮기인 꽃물은 새악시의 고요한 입술을 앵도보다 곱게도 물들인다. 새악시는 달콤한 꿈을 마시는 듯 그 얼굴은 푸른 잎사귀같이 빛나고 콧마루의 수은(水銀) 같은 땀은 벌써 사라졌다. 그것은 밝은 하늘을 비추어 작은 못 가운데서 거울같이 피어난 연(蓮)꽃의 이슬을 헤엄치는 백조(白鳥)가 삼키는 듯하다.
여름날 딸기 빙수를 먹는 한 사람. 그림 한 장처럼 선명한 여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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