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가늘한 내음

김영랑1903–1950

애끈히 떠도는 내음 저녁 해 고요히 지는 제 머언 산(山) 허리에 슬리는 보랏빛 오! 그 수심 뜬 보랏빛 내가 잃은 마음의 그림자 한 이를 정열에 정열에 뚝뚝 떨어진 모란의 깃든 향취가 이 가슴 놓고 갔을 줄이야. 얼결에 여흰 봄 흐르는 마음 헛되이 찾으려 허덕이는 날 뻘 우에 처얼석 갯물이 놓이듯 얼컥 니이는 훗근한 내음 아 ! 훗근한 내음 내키다 마아는 서어한 가슴에 그늘이 도오나니 수심 뜨고 애끈하고 고요하기 산 허리에 슬리는 저녁 보랏빛

저녁 산허리에 스미는 보랏빛, 잃어버린 봄의 희미한 내음. 수심 뜬 고요함을 향기로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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