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발짓

김영랑1903–1950

건아한 낮의 소란소리 풍겼는듸 금시 퇴락하는양 묵은 벽지(壁紙)의 내음 그윽하고 저 쯤 에사 걸려 있을 희멀끔한 달 한자락 펴진 구름도 못 말어놓은 바람이어니 묵근히 옮겨 딛는 밤의 검은 발짓만 고되인 넋을 짓밟누나 아! 몇날을 더 몇날을 뛰어본다리 날아본다리 허잔한 풍경(風景)을 안고 고요히 선다.

소란하던 낮이 지나고 묵은 벽지 내음 속에 밤의 검은 발짓이 지친 넋을 짓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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