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파초

이육사1904–1944

항상 앓는 나의 숨결이 오늘은 해월(海月)처럼 게을러 은(銀)빛 물결에 뜨나니 파초(芭蕉) 너의 푸른 옷깃을 들어 이닷 타는 입술을 추겨주렴 그 옛적 『사라센』의 마즈막 날엔 기약(期約)없이 흩어진 두낱 넋이었어라 젊은 여인(女人)들의 잡아 못논 소매끝엔 고은 손금조차 아즉 꿈을 짜는데 먼 성좌(星座)와 새로운 꽃들을 볼때마다 잊었던 계절(季節)을 몇번 눈우에 그렷느뇨 차라리 천년(千年)뒤 이 가을밤 나와 함께 비ㅅ소리는 얼마나 긴가 재어보자 그리고 새벽하늘 어데 무지개 서면 무지개 밟고 다시 끝없이 헤여지세

넓은 잎의 파초에게 말을 거는 가을밤. 빗소리가 얼마나 긴지 함께 재어 보자는 구절이 아득합니다.

이 시가 좋았다면

생각 나누기

이 시를 읽고 든 생각, 떠오른 기억을 자유롭게 남겨 주세요. 서로의 감상을 존중해 주세요.

아직 남겨진 생각이 없어요. 첫 마음을 남겨 주세요.

출처

『춘추』, 1941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공유마당에서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