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나는 잊고저

한용운1879–1944

남들은 임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임을 잊고자 하여요 잊고자 할수록 생각히기로 행여 잊힐가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히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지도 말고 생각도 말아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 생각에 임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임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자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잊으려 할수록 생각나는 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자 하는 마음이 더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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