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사진잡지에서 본 향항(香港) 야경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중일전쟁 때 상해 부두를 슬퍼했다 서울에서 30킬로를 떨어진 곳에 모든 해안선과 공통되어 있는 인천항이 있다 가난한 조선의 프로필을 여실히 표현한 인천 항구에는 상관(商館)도 없고 영사관도 없다 따뜻한 황해의 바람이 생활의 도움이 되고자 냅킨 같은 만내(灣內)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서 동포들이 고국을 찾아들 때 그들이 처음 상륙한 곳이 인천 항구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은주(銀酒)와 아편과 호콩이 밀선에 실려오고 태평양을 건너 무역풍을 탄 칠면조가 인천항으로 나침을 돌렸다 서울에서 모여든 모리배는 중국서 온 헐벗은 동포의 보따리같이 화폐의 큰 뭉치를 등지고 황혼의 부두를 방황했다 밤이 가까울수록 성조기가 퍼덕이는 숙사와 주둔소의 네온사인은 붉고 정크의 불빛은 푸르며 마치 유니언잭이 날리던 식민지 향항의 야경을 닮아간다 조선의 해항 인천의 부두가 중일전쟁 때 일본이 지배했던 상해의 밤을 소리 없이 닮아간다
해방 뒤 인천 부두의 밤 풍경에서 식민지 항구의 그림자를 읽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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