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영원한 일요일

박인환1926–1956

날개 없는 여신이 죽어버린 아침 나는 폭풍에 싸여 주검의 일요일을 올라간다. 파란 의상을 감은 목사와 죽어가는 놈의 숨 가쁜 울음을 따라 비탈에서 절름거리며 오는 나의 형제들. 절망과 자유로운 모든 것을…… 싸늘한 교외의 사구사구(砂丘)에서 모진 소낙비에 으끄러지며 자라지 못하는 유용식물(有用植物). 낡은 회귀의 공포와 함께 예절처럼 떠나버리는 태양. 수인(囚人)이여 지금은 희미한 철형(凸形)의 시간 오늘은 일요일 너희들은 다행하게도 다음 날에의 비밀을 갖지 못했다. 절름거리며 교회에 모인 사람과 수족이 완전함에 불구하고 복음도 기도도 없이 떠나가는 사람과 상풍(傷風)된 사람들이여 영원한 일요일이여

날개 없는 여신이 죽은 아침, 폭풍 속의 일요일. 전쟁기의 불안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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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955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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