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오감도 시제12호

이상1910–1937

때묻은빨래조각이한뭉텅이공중으로날아떨어진다. 그것은흰비둘기의떼다. 이손바닥만한한조각하늘저편에전쟁이끝나고평화가왔다는선전이다. 한무더기비둘기의떼가깃에묻은때를씻는다. 이손바닥만한하늘이편에방망이로흰비둘기의떼를때려죽이는불결한전쟁이시작된다. 공기에숯검정이가지저분하게묻으면흰비둘기의떼는또한번이손바닥만한하늘저편으로날아간다.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빨래 조각은 흰 비둘기 떼. 손바닥만 한 하늘 저편과 이편의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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