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1950년의 만가

박인환1926–1956

불안한 언덕 위에로 나는 바람에 날려간다 헤아릴 수 없는 참혹한 기억 속으로 나는 죽어간다 아 행복에서 차단된 지폐처럼 더럽힌 여름의 호반 석양처럼 타올랐던 나의 욕망과 예절 있는 숙녀들은 어데로 갔나 불안한 언덕에서 나는 음영처럼 쓰러져간다 무거운 고뇌에서 단순으로 나는 죽어간다 지금은 망각의 시간 서로 위기의 인식과 우애를 나누었던 아름다운 연대(年代)를 회상하면서 나는 하나의 모멸의 개념처럼 죽어간다

불안한 언덕 위로 바람에 날려 가는 나. 전쟁이 시작된 해의 참혹한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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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950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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