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가장 비통한 기욕

이상화1901–1943

─ 간도 이민을 보고 아, 가도다, 가도다, 쫓겨가도다 잊음 속에 있는 간도와 요동벌로 주린 목숨 움켜쥐고 쫓아가도다 자갈을 밥으로 해채를 마셔도 마구나 가졌으면 단잠을 얽을 것을 ─ 인간을 만든 검아 하루 일찍 차라리 주린 목숨을 뺏어가거라! 아, 사노라, 사노라, 취해 사노라, 자포 속에 있는 서울과 시골로 멍든 목숨 행여 갈까, 취해 사노라 어둔 밤 말없는 돌을 안고서 피울음 울어도 설움은 풀릴 것을 ─ 인간을 만든 검아, 하루 일찍 차라리 취한 목숨, 죽여버려라!

간도로 쫓겨가는 이민들과 취해서 사는 사람들. 나라 잃은 백성의 가장 비통한 바람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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