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가는 미술관
─ 어려서 돌아간「인순」의 신령에게 옛 생각 많은 봄철이 불타오를 때 사납게 미친 모 ― 든 욕망 ─ 회한을 가슴에 안고 나는 널 속을 꿈꾸는 이불에 묻혔어라 쪼각쪼각 흩어진 내 생각은 민첩하게도 오는 날 묵은 해 뫼너머 구름 위를 더우잡으며 말 못할 미궁에 헤맬 때 나는 보았노라 진흙 칠한 하늘이 나직하게 덮여 야릇한 그늘 끼인 냄새가 떠도는 검은 놀 안에 오 나의 미술관! 네가 게서 섰음을 내가 보았노라 내 가슴의 도장에 숨어 사는 어린 신령아! 세상이 둥근지 모난지 모르던 그날그날 내가 네 앞에서 부르던 노래를 아직도 못 잊노라 크레오파트라의 코와 모나리자의 손을 가진 어린 요정아! 내 혼을 가져간 요정아! 가차운 먼 길을 밟고 가는 너야 나를 데리고 가라 오늘은 임자도 없는 무덤 ─ 쓰러져가는 미술관아 잠자지 않는 그날의 기억을 안고 안고 너를 그리노라 우는 웃음으로 살다 죽을 나를 불러라
어려서 떠난 '인순'의 넋에게 바치는 시. 무너져 가는 미술관처럼 남은 기억을 붙듭니다.

생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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