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우리는 구하는 것 없는 무리올시다 우리가 무엇을 바란다 하오리까 다만 한 점 시원한 것을 우리의 가슴에 주시옵소서 가르쳐 시끄러운 무리 속에서 멀미에 어지럽고 산중에 고독을 즐기기에 어질지 못합니다 이 두 사이 아닌 곳에 마음 가라앉아 살 곳을 주시옵소서 주여 우리를 용서하시옵소서 우리가 주책없이 웃을 때에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눈물로 보아 우리의 울음을 용서하시옵소서 속물들을 피하여 흙창 속으로 들어갈 때에 우리의 손을 이끌어주시옵고 세상을 건지려는 이들의 손에서 우리를 구하시옵고 다만 새로운 공기로 우리를 길러주시옵소서 우리가 취하고 멀미하고 어지러워 비척거릴 때 무엇보다 우리를 사람 훈기에서 구하시옵소서 벗어진 산같이 거리낄 데 없이 밋밋한 우리의 하루를 이로 살리시옵고 우리의 손이 할 바를 모를 때에 우리의 손을 놀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이 당나귀같이 말을 듣지 아니할 때에 우리 우에 멍에를 얹지 마시옵소서 가진 것이 없는 우리에게서 슬퍼하는 마음을 마저 빼앗으시고 장승같이 아침을 기다리게 하시옵소서
구하는 것 없는 우리에게 다만 한 점 시원한 것을 달라는 기도. 소박하고 정직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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