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달밤 모래 위에서

이장희1900–1929

갈대 그림자 고요히 흩어진 물가의 모래를 사박 사박 사박 사박 거닐다가 나는 보았읍니다 아아 모래 위에 자빠진 청개구리의 불룩하고 하이얀 배를 그와 함께 나는 맡았읍니다 야릇하고 은은한 죽음의 비린내를 슬퍼하는 이마는 하늘을 우러르고 푸른 달의 속삭임을 들으려는 듯 나는 모래 위에 말없이 섰더이다

달밤 물가를 거닐다 마주친 청개구리의 죽음. 조용한 풍경 속에서 죽음의 기척을 알아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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