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세모

한용운1879–1944

산 밑 작은 집에 두어 나무의 매화가 있고 주인은 참선하는 중이다. 그들을 둘러싼 첫 겹은 흰 눈, 찬 바람 혹은 따스한 빛이다. 그 다음의 겹과 겹은 생활 · 전쟁 · 주의(主義) · 혁명 등 가장 힘있게 진전되는 것은 강자와 채권자의 권리 행사다. 해는 저물었다. 모든 것을 자취로 남겨 두고 올해는 저물었다.

산 밑 작은 집의 매화와 참선하는 주인. 그 바깥을 겹겹이 둘러싼 세상 속에서 한 해가 저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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