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그 때가 언제나 옵니까

변영로1898–1961

그대와 나 사이에 모든 가리움 없어지고, 넓은 햇빛 가운데 옷으로 가리우지 아니한 발가벗은 맨몸으로 얼굴과 얼굴을 대할 그 때가 언제나 옵니까 「사랑 」과 「믿음 」의 불꽃이 낡은 「말」을 사루어 그대와 나 사이에 말없이 서로 알아듣고, 채침없이 서로 붙잡고, 음욕없이 서로 껴 안을 그 때가 언제나 옵니까 오, 그대 ! 나의 영혼(靈魂)의 벗인 그대 ! 우리가 그리우는 「그때」가 오면, 「우리 세기(世紀)의 아침」이 오면, 그 때는 그대와 내가 부끄러워 눈을 피하지 않을 터이지요. 두려워 몸을 움츠러뜨리지 않겠지요. 오, 그대 ! 언제나 그 때가 옵니까?

말 없이 알아듣고 가림 없이 마주할 그때는 언제 오느냐고 영혼의 벗에게 묻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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