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간 아내에게

변영로1898–1961

지나간 여년 하루같이 살아오다 20 가는곳 다른양 허황히도 나누이네 생심채 꿈만 같아야 어리둥절 합니다. 지난날 돌아보니 뉘우침이 반넘언데 슬픔은 일다가도 춤해질 때 있건마는 뉘우침은 고집스레도 처질줄만 압니다. 철모른 어려부터 나나지내 그랬든지 남다른 그 무엇을 감감이도 모를러니 오늘엔 이 어인 일로 이대도록 슬플가. 연락도 없는 일이 갖은 추억 자아내어 되붙는 불같이도 와락이는 그 슬픔야 쇠아닌 마음이어니 아니녹고 어이리. 몸굳이 가려거던 기억마저 실어가오 애꿎인 몸만은 뿌리치듯 가면서도 무삼일 젖은 옷같이 기억만은 감기노. 목소리 가운데에 괴괴함이 떨어지어 귀만은 시끄러나 마음홀로 호젓코나 눈감고 있던 날 음성 들어볼가 합니다. 고요한 불빛나 감은 눈엔 흔들린다 꿈도 아니지만 생시 또는 채는 아니 희미한 그 길이나마 걸어보면 어떠료.

스무 해를 함께 살다 먼저 간 아내에게 바치는 시조. 슬픔보다 뉘우침이 더 질기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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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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