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오직 하나인 진리

변영로1898–1961

갈피 알길 없는 이 누리에 자신(自信) 있게 말한 것 하나도 없네 그러나 단 하나 서슴치 않고 외칠 것은 제 나라를 잊고 제 겨레와 등을 짐은 죽되 두 벌 죽음을 죽음이어니 수(壽)가 다하여 죽으면 몸이 죽음이요 살아선 그 심혼(心魂)의 죽음을 뜻함이라. 어느 사람 들었는다 어느 뉘 보았는다 제 나라 제 겨레에 불의불충(不義不忠)하고서야 남에겐들 참되리란 그 소리를? 그 모습을? <제겨레의 이반자(離反者)는 세계(世界)의 이반자(離反者)매 제 나라의 반역자(叛逆者)는 인류(人類)의 반역자(叛逆者)>라 둘 아닌 진리(眞理) 인광(刃光) 같이 번뜩인다 ! 그네의 눈엔 조요(照耀)하는 양광(陽光) 밤그늘 같을게요 꽃의 향기(香氣)도 시와(屍臥)인냥 코에 맡칠지라 가엾이도 그릇된 생각 찬입김 불어내매 꽃은 시들고 노래는 그치고 눈물마저 말랐거니 제 어버이 미웁다 머나먼 곳 쫓을게매 제 자식 멀을 것 아쉬워 남의 아들 줄거나 !

제 나라를 잊는 것은 두 번 죽는 일이라는, 오직 하나의 진리를 힘주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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