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비행장에서

변영로1898–1961

─선처(先妻)의 끝아이 도미(渡美)하는 날 1 세월이 흐르면 가신단 말 허튼 말이 스무해 지냈건만 생각 어이 새로운가 오늘도 <수영(水營)>이르러 실신(失神)한양 섰노라. 2 여월 제 세 살짜리 어느 덧 키는 설멍 육척(六尺) 장부(丈夫) 되어 유학(留學)길 떠나는 날 살아서 한가지 본들 어떠할까 하노라. 3 한두 번 빙빙 선회 남(南)으로 기수(機首) 돌려 은익(銀翼) 햇살 받아 하늘가에 반짝일제 내 또한 옛 생각따라 어디론지 나노라.

세 살에 어미를 여읜 막내가 유학길에 오르는 날, 공항에서 떠나간 아내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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