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기원
을미(乙未)의 해도 그트나엔 가고 만다. 짖궂다 못하여 가고 만다 앙탈이 보람 없이 가고 만다. 어둡기 칠야(漆夜) 같던 을미(乙未)의 해 우중충키 담천(曇天) 같던 을미(乙未)의 해 뒤숭숭키 악몽(惡夢) 같던 을미(乙未)의 해 그예 그 어둠 두고 가려나 굳이 그 우중충 남기고 가려나 애써 그 뒤숭숭 쳐뜨리고 가려나 미움도 정(情)인양 간다니 서운할사 오는 해 사귀고 겪은 제 없어 반가움 앞을 서서 걱정 와락 되고녀. 그렇다고 지레 걱정 무엇하고 허투루 미리 근심 헛될진대 애닲다 다가 초민(焦悶) 헛 것이리. 애초에 갓이걸랑 눌러 쓰고 미리서 신이걸랑 들메하며 허리에 끈이걸랑 졸라매곤 오는 게 무엇이든 가림 없이 닥칠 것 닥치란듯 비킴 없이 인내(忍耐)와 인용(仁勇)으로 처할 것을. 지난 해 풀지 못한 우리 비원(悲願) 지난 해 씻지 못한 우리 수치(羞恥) 지난 해 달(逹)치 못한 우리 자립(自立) 허투른 망상(妄想)으로 풀을 것가 옛 버릇 고치지 않고 씻을 것가 사욕(私慾)에 눈 멀고서 이룰 것가 겨레여 가엾은 우리 겨레여 사념(邪念)뿐 혼백(魂魄) 없는 우리 겨레 언제나 어느 때나 깨려는가. 비노니 거듭 비노니 병신(丙申)의 해는 반성(反省)과 외신(畏神)의 해 되어지이다 결속(結束)과 용약(勇躍)의 해 되어지이다.
어둡고 뒤숭숭하던 한 해를 보내며 반성과 결속의 새해가 되기를 비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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