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돌아와 보는 밤

윤동주1917–1945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것은 너무나 괴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延長)이옵기에― 이제 창(窓)을 열어 공기(空氣)를 바꾸어 들여야할터인데 밖을 가만히 내다 보아야 방(房)안과 같이 어두어 꼭 세상같은데 비를 맞고 오든 길이 그대로 비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로의 울분을 씻을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思想)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하루를 마치고 불을 끄는 순간의 시. 어둠 속에서 생각이 능금처럼 익어 간다는 말이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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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941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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