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열락

김소월1902–1934

어둡게 깊게 목메인 하늘. 꿈의 품속으로써 굴러나오는 애달피 잠 안오는 유령(幽靈)의 눈결. 그림자 검은 개버드나무에 쏟아져 내리는 비의 줄기는 흐느껴 비끼는 주문(呪文)의 소리. 시커먼 머리채 풀어헤치고 아우성하면서 가시는 따님. 헐벗은 벌레들은 꿈틀일 때, 흑혈(黑血)의 바다. 고목(枯木) 동굴(洞窟). 탁목조(啄木鳥)의 쪼아리는 소리, 쪼아리는 소리.

비 내리는 어둔 밤, 딱따구리 쪼는 소리. 소월의 드문 음산한 환상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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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922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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