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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우리 가락으로 쓴 이별

시한잔 · 2026년 9월 27일

김소월(본명 김정식, 1902~1934)은 평안북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오산학교에서 스승 김억을 만나 시를 쓰기 시작했고, 1925년 생전의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을 펴냈습니다. 그리고 서른둘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짧은 생애였지만 그의 시는 지금도 교과서와 노래로 가장 많이 불리는 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민요의 가락을 시로

소월 시의 가장 큰 특징은 가락입니다. 한 줄을 세 마디로 끊어 읽는 우리 민요의 호흡(흔히 3음보라고 부릅니다)을 시에 그대로 옮겨 왔습니다. 그래서 소월의 시는 읽기보다 먼저 입에 붙고, 곡을 붙이지 않아도 노래처럼 들립니다. 「개여울」이 노래로 다시 태어난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約束)이 있었겠지요
김소월, 「개여울」 전문 읽기

떠나보내는 사람의 목소리

소월의 시에는 떠나는 사람보다 남는 사람이 더 자주 나옵니다. 「진달래꽃」의 화자는 떠나는 님의 길에 꽃을 뿌리고, 「개여울」의 화자는 날마다 개울가에 나와 앉아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던 말을 되새깁니다. 슬픔을 크게 외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참아 내는 방식이, 오히려 읽는 사람의 마음을 더 깊이 흔듭니다.

옛이야기를 품은 시

소월은 오래 전해 오던 이야기도 시로 옮겼습니다. 「접동새」는 의붓어미의 시샘에 죽은 누나가 접동새가 되어, 두고 온 아홉 동생을 못 잊어 밤마다 운다는 평안도 전설을 담고 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 되는 오랍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 가며 슬피 웁니다.
김소월, 「접동새」 전문 읽기

'접동 / 아우래비 접동'이라는 첫머리는 새 울음소리이면서 '아홉 오라비'를 부르는 소리로도 들립니다. 소리 하나에 이야기 전체를 담아내는 솜씨가 소월다운 대목입니다.

시한잔의 옛 시 서가에는 소월의 시가 여러 편 있습니다. 한 편을 골라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소월의 시는 눈보다 목소리로 읽을 때 더 잘 들립니다.

김소월의 시 모두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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