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황촉불

김소월1902–1934

스러져 가는 푸른 창(窓)을 기대고 소리조차 없는 흰 밤에, 나는 혼자 거울에 얼굴을 묻고 뜻없이 생각없이 들여다보노라. 나는 이르노니, 우리 사람들 첫날밤은 꿈속으로 보내고 죽음은 조는 동안에 와서, 별(別) 좋은 일도 없이 스러지고 말어라.

꺼져 가는 창가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는 흰 밤. 첫날밤도 죽음도 스러지고 마는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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