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가상

이상화1901–1943

구루마꾼 ‘날마다 하는 남부끄런 이 짓을 너희들은 예사롭게 보느냐?’ 고 웃통도 벗은 구루마꾼이 눈 붉혀 뜬 얼굴에 땀을 흘리며 아낙네의 아픔도 가리지 않고 네거리 외에서 소 흉내를 낸다. 엿 장 수 내가 주는 것이 무엇인가 어린애에게도 늙은이에게도 짐승보다는 신령하단 사람에게 단맛 뵈는 엿만이 아니다. 단맛 넘어 그 맛을 아는 맘 아무라도 가졌느니 잊지 말라고 큰 가새로 목탁 치는 네가 주는 것이란 어째 엿뿐이랴! 거 러 지 아침과 저녁에만 보이는 거러지야! 이렇게도 완악하게 된 세상을 다시 더 가엾게 여겨 무엇하랴, 나오너라. 하나님 아들들의 죄록(罪錄)인 거러지야! 그들은 벼락맞을 저들을 가엾게 여겨 한낮에도 움 속에 숨어 주는 네 맘을 모른다. 나오너라.

구루마꾼, 엿장수, 거러지. 거리에서 만난 세 사람을 짧게 그리며 세상의 부끄러움을 묻습니다.

이 시가 좋았다면

생각 나누기

이 시를 읽고 든 생각, 떠오른 기억을 자유롭게 남겨 주세요. 서로의 감상을 존중해 주세요.

아직 남겨진 생각이 없어요. 첫 마음을 남겨 주세요.

출처

1925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공유마당에서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