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대구행진곡

이상화1901–1943

앞으로는 비슬산 뒤로는 팔공산 그 복판을 흘러가는 금호강 물아 쓴 눈물 긴 한숨에 얼마나 쑀기에 밤에는 밤 낮에는 낮 이리도 우나. 반 남아 무너진 달구성 옛터에나 숲그늘 우거진 도수원 놀이터에 오고 가는 사람이 많기야 하여도 방천둑 고목처럼 여원이 얼마랴. 넓다는 대구 감영 아무리 좋대도 웃음도 소망도 빼앗긴 우리로야 님조차 못 가진 외로운 몸으로야 앞뒤뜰 다 헤매도 가슴이 답답타. 가을밤 별같이 어여쁜 이 있거든 착하고 귀여운 술이나 부어 다고. 숨가쁜 이 한밤은 잠자도 말고서 달 지고 해 돋도록 취해나 볼 테다.

비슬산과 팔공산, 금호강이 흐르는 대구를 노래한 행진곡. 웃음과 소망을 빼앗긴 설움이 배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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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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