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소공원

이육사1904–1944

한낮은 햇발이 백공작(百孔雀) 꼬리 위에 함북 퍼지고 그넘에 비둘기 보리밭에 두고 온 사랑이 그립다고 근심스레 코고을며 해오래비 청춘(靑春)을 물가에 흘려 보냈다고 쭈그리고 앉아 비를 부르건마는 흰 오리 떼만 분주히 미끼를 찾아 자무락질치는 소리 약간 들리고 언덕은 잔디밭 파라솔 돌리는 이국소년(異國少年) 둘 해당화(海棠花) 같은 뺨을 돌려 망향가(望鄕歌)도 부른다.

한낮 작은 공원의 공작과 비둘기, 오리 떼. 그 사이에서 망향가를 부르는 이국 소년이 눈에 밟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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