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꽃

이육사1904–1944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北)쪽 「쓴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거려 제비 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약속(約束)이며! 한 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성(城)에는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비 한 방울 없는 땅에서도 빨갛게 피는 꽃. 끝내 오고야 말 약속을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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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유신문』, 1945 (유고)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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