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투명한 버라이어티

박인환1926–1956

녹슬은 은행과 영화관과 전기세탁기 럭키 스트라이크 VANCE 호텔 BINGO게임. 영사관 로비에서 눈부신 백화점에서 부활제의 카드가 RAINIER맥주가. 나는 옛날을 생각하면서 텔레비전의 LATE NIGHT NEWS를 본다. 캐나다 CBC방송국의 광란한 음악 입 맞추는 신사와 창부. 조준은 젖가슴 아메리카 워싱턴주. 비에 젖은 소년과 담배 고절된 도서관 오늘 올드미스는 월경이다. 희극여우(喜劇女優)처럼 눈살을 피면서 최현배 박사의 『우리말본』을 핸드백 옆에 놓는다. 타이프라이터의 신경질 기계 속에서 나무는 자라고 엔진으로부터 탄생된 사람들. 신문과 숙녀의 옷자락이 길을 막는다. 여송연을 물은 전(前) 수상(首相)은 아메리카의 여자를 사랑하는지? 식민지의 오후처럼 회사의 깃발이 퍼덕거리고 페리코모의 「파파 러브스 맘보」 찢어진 트럼펫 꾸겨진 애욕. 데모크라시와 옷 벗은 여신과 칼로리가 없는 맥주와 유행과 유행에서 정신을 희열하는 디자이너와 표정이 경련하는 나와. 트렁크 위에 장미는 시들고 문명은 은근한 곡선을 긋는다. 조류는 잠들고 우리는 페인트칠 한 잔디밭을 본다 달리는 유니언 퍼시픽 안에서 상인은 쓸쓸한 혼약의 꿈을 꾼다. 반항적인M.먼로의 날개 돋친 의상. 교회의 일본어 선전물에서는 크레졸 냄새가 나고 옛날 루돌프 알폰스 발렌티노의 주검을 비탄으로 맞이한 나라 그때의 숙녀는 늙고 아메리카의 청춘의 음영을 잊지 못했다. 스트립쇼 담배 연기의 암흑 시력(視力)이 없는 네온사인. 그렇다 ‘성(性)의 10년’ 이 떠난 후 전장에서 청년은 다시 도망쳐 왔다. 자신(自身)과 영예와 구라파의 달[월(月)]을 바라다보던 사람은…… 혼란과 질서의 반복이 물결치는 거리에 고백의 시간은 간다. 집요하게 태양은 내려 쪼이고 MT.HOOT의 눈은 변함이 없다. 연필처럼 가느다란 내 목구멍에서 내일이면 가치가 없는 비애로운 소리가 난다. 빈약한 사념 아메리카 모나리자 필립모리스 모리스브리지 비정한 행복이라도 좋다. 4월 10일의 부활제가 오기 전에 굿바이 굿 앤드 굿바이

은행, 영화관, 럭키 스트라이크. 미국 도시의 풍요를 녹슨 눈으로 바라본 콜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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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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