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오감도 시제10호

이상1910–1937

찢어진벽지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 그것은유계(幽界)에낙역(絡繹)되는비밀한통화구(通話口)다. 어느날거울가운데의수염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 날개축처진나비는입김에어리는가난한이슬을먹는다. 통화구를손바닥으로꼭막으면서내가죽으면앉았다일어서듯이나비도날아가리라. 이런말이결코밖으로새어나가지는않게한다.

찢어진 벽지와 거울 속 수염에서 죽어 가는 나비. 저승과 통하는 비밀한 통화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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