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봄 이야기

박인환1926–1956

농부가 술을 마실 때 나무에서 새가 날았다. 봄날. 언젠가 사나운 겨울이 가고 봄은 왔단다. 사랑이 싹트고 웃음이 우거지는 전원. 조마사(調馬師)와 수녀. 풍경 속에서 종이 울린다. 주장(酒場)의 작부와 손을 맞잡고 꽃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옛날이 아니면 내일의 거짓말을 하면서 이 날을 보내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나면 아무에게나 인사해도 좋다. 산과 강물은 푸르고 인생은 젊었다. 농부의 말은 숲속으로 달아나고 옷 벗은 수녀는 수치를 모른다. 황혼. 연지와 같이 고운 하늘은 멀다. 물방아는 돌고 바람은 가슴을 찌른다. 그럴 때 새가 재잘거리는 것처럼 사람들은 휘파람에 맞추어 노래한다. ……봄은 진정 즐거운 것인가……고. 교회의 종소리가 어두움을 알린다.

농부가 술을 마실 때 새가 날고, 사나운 겨울 끝에 봄이 왔다. 밝은 전원의 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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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955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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