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해협

정지용1902–1950

포탄(砲彈)으로 뚫은듯 동그란 선창(船窓)으로 눈섶까지 부풀어 오른 수평(水平)이 엿보고, 하늘이 함폭 나려 앉어 큰악한 암닭처럼 품고 있다. 투명(透明)한 어족(魚族)이 행렬(行列)하는 위치(位置)에 홋하게 차지한 나의 자리여! 망토 깃에 솟은 귀는 소라ㅅ속 같이 소란한 무인도(無人島)의 각적(角笛)을 불고 ― 해협오전이시(海峽午前二時)의 고독(孤獨)은 오롯한 원광(圓光)을 쓰다. 설어울리 없는 눈물을 소녀(少女)처럼 짓쟈. 나의 청춘(靑春)은 나의 조국(祖國)! 다음날 항구(港口)의 개인 날세여! 항해(航海)는 정히 연애(戀愛)처럼 비등(沸騰)하고 이제 어드메쯤 한밤의 태양(太陽)이 피여오른다.

둥근 선창으로 보이는 수평선, 새벽 두 시 해협의 고독. "나의 청춘은 나의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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