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선취

정지용1902–1950

배난간에 기대 서서 희파람을 날리나니 새까만 등솔기에 팔월(八月)달 해ㅅ살이 따가워라. 금(金)단초 다섯개 달은 자랑스러움, 내처 시달품. 아리랑 쪼라도 찾어 볼가, 그전날 불으던, 아리랑 쪼 그도 저도 다 닞었읍네, 인제는 버얼서, 금단초 다섯개를 삐우고 가쟈, 파아란 바다 우에. 담배도 못 피우는, 숳닭같은 머언 사랑을 홀로 피우며 가노니, 늬긋 늬긋 흔들 흔들리면서.

팔월 뱃전에서 휘파람을 부는 금단추 학생. 잊어버린 아리랑과 먼 사랑을 싣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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