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해바라기씨

정지용1902–1950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통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실이 나려와 가치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해ㅅ빛이 입마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시약시 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깩! 지르고 간놈이 ──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고리 고놈 이다.

누나와 바둑이와 고양이가 함께 심은 씨앗. 이슬도 햇빛도 다녀가는 정지용의 동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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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935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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