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조찬

정지용1902–1950

해ㅅ살 피여 이윽한 후, 머흘 머흘 골을 옮기는 구름. 길경(桔梗) 꽃봉오리 흔들려 씻기우고. 차돌부터 촉 촉 죽순(竹筍) 돋듯. 물소리에 이가 시리다. 앉음새 갈히여 양지 쪽에 쪼그리고, 서러운 새 되어 흰 밥알을 쫏다.

산골 아침, 볕 드는 곳에 쪼그려 앉아 새처럼 먹는 조촐한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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