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십월의 정두원

오일도1901–1946

물새는 찍 ─ 찍 ─ 잎사귀 바삭바삭. 한 걸음 두 걸음 세상과 멀어지는 곳. 높이 푸른 저 전(杉)나무 몇 백년(百年) 자랐기에 저처럼 클까! 곧 하늘을 찌를 듯하이. 나무 밑으로 걷는 인생(人生)이 더욱 작은가 싶어 우러러보곤 다시곰 열루(熱涙)를 삼키다. 물새는 찍 ─ 찍 ─ 잎사귀는 바삭바삭 여기, 청춘(靑春)의 애수(哀愁)가 세월(歲月) 함께 짙었도다. 한낮에도 햇볕 못 보는 검은 그늘에 여기저기 빈 벤치만 놓여 있을 뿐. 죽음의 나라처럼 사람 소리라곤 하나 들을 수 없고 실낱 같은 바람이 지나기만 해도 우수수 못가에 갈대가 운다.

낡은 정원의 가을. 몇백 년 된 삼나무 아래서 인생의 작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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