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도
시 전문지 『시원』을 펴낸 시인. 늦가을과 겨울의 쓸쓸함을 깊은 말로 남겼습니다.
- 눈이여! 어서 나려 다오눈이여 어서 나려 다오
- 노변의 애가밤새껏 저 바람 하늘에 높으니
- 누른 포도잎검젖은 뜰 위에
- 물의 유혹한강(漢江)의 물은 일렁일렁합니다
- 새해 아침한겨울 앓던 이 몸
- 송원의 밤성의(聖衣)의 자락처럼
- 내 창이 바다에 향했기에저녁때면
- 가을하늘남벽(藍碧)의 하늘이 동그란 연(蓮)잎처럼
- 코스모스꽃가을 볕 엷게 나리는 울타리 가에
- 지하실의 달깊은 의자(倚子)에
- 봄 아침한겨울 앓던 몸
- 봄 비한강에 살포시 눈뜨는 버들
- 십월의 정두원물새는 찍 ─ 찍 ─
- 별가지 사이로
- 도요새물가에 노는
- 백말한낮의 태양(太陽)은 눈부시게 해심(海心)을 내려쏘는데
- 오월화단하루의 정열(情熱)도
- 노랑 가랑잎뜰 위에 구우는
- 벽서낡은 초집 벽(壁)에
- 내 연인이여! 가까이 오렴!지금은 애수(哀愁)의 가을, 가을도 이미 길었나니.
- 가을은낙엽(落葉)과 슬픔을
- 인생의 광야갈바람 나날이 높이 불어
- 창을 남쪽으로창(窓)을
- 아기의 눈배암이는 아기의 발을 물었읍니다
- 올빼미오월(五月) 농록(濃綠)의 여름이 또 와서
- 돌팔매온종일 바닷가에 나와
- 멀리 오시는 님 어이 맞으오리까두손 하늘 끝 높이 들어 이마에 얹고
- 찬 벽내 병상(病床)에 기대었음을 잊고
- 검은구름높이 하늘에서
- 그믐밤얇은 볕 고요히 창에 나리니
- 한가람 백사장에서한가람 백사장(白沙場)은
- 흰구름가을 대공(大空)에
- 저녁놀작은 방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