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올빼미

오일도1901–1946

오월(五月) 농록(濃綠)의 여름이 또 와서 고허(古墟)의 우울(憂鬱)은 한층 더 짙도다. 한낮에도 광명(光明)을 등진 반역(反逆)의 슬픈 유족(遺族), 오오 올빼미여! 자유(自由)는 이 땅에서 빼앗긴 지 오래였나니 혈전(血傳)의 네 날카로운 주둥아리 차디찬 역사(歷史)를 씹으며 이대로 감인(堪認)할 것가. 다람쥐도 이르지 않는 검은 동혈(洞穴) 속에 너는 영원(永遠)한 홀아비 오오 올빼미여! 남달리 큰 두 눈에 눈물 없음을 나는 아노라 은인(隱忍)의 발톱을 무릎 아래 감추어라. 여름 긴긴 해 울노(鬱怒)의 하루가 저물면 세상이 다 자는 너 대기(待機)의 밤은 이제 오리니. 쭈구린 날개를 펴고 창공을 향하여 바람같이 번개같이 밤을 잃지 말아라.

빛을 등진 올빼미에게 은인하며 기다리라고, 밤이 오면 바람같이 날아오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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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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