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파리

한용운1879–1944

이 적고 더럽고 밉살스런 파리야 너는 썩은쥐인지 만두(饅頭)인지 분간을 못하는 더러운 파리다 너는 힌옷에는 검은 똥칠을하고 검은옷에는 힌똥칠을한다 너는 더위에 시달녀서 자는사람의 단꿈을 깨워놋는다 너는 이세상에 업서도 조금도 불가(不可)할것이업다 너는 한눈 깜작일새이에 파리채에 피칠하는 적은 생명(生命)이다 그러타 나는 적고 더럽고 밉쌀스런 파리오 너는 고귀(高貴)한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어엽분 여왕(女王)의 입설에 똥칠을한다 나는 황금(黃金)을 짓밟고 탁주(濁酒)에 발을 씻는다 세상(世上)에 보검(寶劍)이 산가치 잇서도 나의 털끗도 건드리지 못한다 나는 설넝탕집으로 궁중연회(宮中宴會)에까지 상빈(上賓)이되야서 술도먹고 노래도 부른다 세상사람은 나를위하야 궁전(宮殿)도 짓고 음식(飮食)도 만든다 사람은 빈부귀천(貧富貴賤)을 물론(勿論)하고 파리를 위하야 생긴것이다 너의는 나를 더럽다고 하지마는 너의들의 마음이야 말로나보다도 더욱 더러운것이다 그리하야 나는 마음이 업는죽은 사람을 조아한다

더럽고 밉살스러운 파리의 대꾸. 사람의 마음이야말로 더 더럽다고 되받아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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