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새벽의 처형장

김영랑1903–1950

새벽의 처형장에는 서리 찬 마(魔)의 숨길이 휙휙 살을 에웁니다 탕탕 탕탕탕 퍽퍽 쓸어집니다 모두가 씩씩한 맑은 눈을 가진 젊은이들 낳기 전에 임을 빼앗긴 태극기를 도루 찾아 3년을 휘두르며 바른 길을 앞서 걷던 젊은이들 탕탕탕 탕탕 자꾸 쓸어집니다 연유 모를 떼죽음 원통한 떼죽음 마즈막 숨이 다 저질 때에도 못잊는 것은 하현 찬 달아래 종고산(鐘鼓山) 머리 나르는 태극기 오…… 망해가는 조국의 모습 눈이 차마 감겨졌을까요

새벽 처형장에서 쓰러지는 젊은이들. 여순 사건의 참혹한 죽음을 슬퍼한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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