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그림 그리는 가을

변영로1898–19611번 읽힘

가을은 모든 것을 또렷이 그린다 세상 없어도 수묵(水墨)을 쓰지 않어 ! 행여나 퍼질까봐 번—질까봐 가늘게 가늘게 실보다 더 가늘게 군 점 군 혹 군 티 하나 있을사라 맑고 깨끗이만 그린다—그 에췽바늘로! 지붕과 추녀끝도 더 상큼히 그리지만 가뜩이 또렷한 산모롱이에 손을 더 대 ! 그리곤 뒤하늘과 맞달까 보아 사이를 떼이노라 빛의 선을 두르나니 무릉도(武陵圖) 그린 안견(安堅)이나 그 솜씨 따를까 사람의 손끝으론 그 치밀(緻密) 못 좇으리.

수묵은 쓰지 않고 가는 선으로 모든 것을 또렷이 그리는 가을. 안견도 못 따를 솜씨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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