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긴 강물이 부러워

변영로1898–1961

마음겨운 옛날의 시인(詩人)은 인생이 하도 총총타 하여 흐르는 긴 강물 부러워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흐르는 긴 강물 부러워 하되 옛 시인(詩人)의 슬픔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우리 살림 하도 뷔이고 거칠기 마른 동산 같으매 충충한 긴 강물 부러워 함이요 우리의 생각 하도 갈피 없고 잘 변하기 철바뀜 같으매 꾸준한 긴 강물 부러워 함이며 우리의 마음 하도 졸들고 가난하기 뷔인 그릇 같으매 구비치는 긴 강물 부러워 함입니다. 마음겨운 옛날의 시인(詩人)은 인생이 하도 덧없다 하여 흐르는 긴 강물 부러워 했읍니다. 그러나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인생이 하도 보람 없어서 흐르는 긴 강물 부러워 합니다.

옛 시인은 인생이 덧없어 강물을 부러워했지만, 오늘의 우리는 보람 없는 삶 때문에 강물을 부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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