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봄밤

김소월1902–1934

실버드나무의 검으스렷한 머리결인 낡은 가지에 제비의 넓은 깃나래의 감색(紺色) 치마에 술집의 창(窓) 옆에, 보아라, 봄이 앉았지 않는가. 소리도 없이 바람은 불며, 울며, 한숨지워라 아무런 줄도 없이 섧고 그리운 새캄한 봄밤 보드라운 습기(濕氣)는 떠돌며 땅을 덮어라.

실버들과 제비와 술집 창가에 앉은 봄. 까닭 없이 섧고 그리운 봄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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