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실제(실제)

김소월1902–1934

동무들 보십시오 해가 집니다 해지고 오늘날은 가노랍니다 윗옷을 잽시빨리 입으십시오 우리도 산(山)마루로 올라갑시다 동무들 보십시오 해가 집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빛이 납니다 이제는 주춤주춤 어둡습니다 예서 더 저문 때를 밤이랍니다 동무들 보십시오 밤이 옵니다 박쥐가 발부리에 일어납니다 두 눈을 인제 그만 감으십시오 우리도 골짜기로 내려갑시다 이 가람과 저 가람이 모두처 흘러 그 무엇을 뜻하는고? 미더움을 모르는 당신의 맘 죽은 듯이 어두운 깊은 골의 꺼림직한 괴로운 몹쓸 꿈의 퍼르죽죽한 불길은 흐르지만 더듬기에 지치운 두 손길은 불어 가는 바람에 식히셔요 밝고 호젓한 보름달이 새벽의 흔들리는 물 노래로 수줍음에 추움에 숨을 듯이 떨고 있는 물 밑은 여기외다. 미더움을 모르는 당신의 맘 저 산(山)과 이 산(山)이 마주서서 그 무엇을 뜻하는고?

해 지고 밤이 오니 골짜기로 내려가자는 동무들. 뒤이어 믿음을 묻는 짧은 시가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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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925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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