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사랑의 전당

윤동주1917–1945

순(順)아 너는 내 전(殿)에 언제 들어왔든 것이냐? 내사 언제 네 전(殿)에 들어갔든 것이냐? 우리들의 전당(殿堂)은 고풍(古風)한 풍습(風習)이 어린 사랑의 전당(殿堂) 순(順)아 암사슴처럼 수정(水晶)눈을 나려감어라. 난 사자처럼 엉크린 머리를 고루련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었다. 성(聖)스런 촛대에 열(熱)한 불이 꺼지기 전(前) 순(順)아 너는 앞문으로 내 달려라. 어둠과 바람이 우리창(窓)에 부닥치기 전(前) 나는 영원(永遠)한 사랑을 안은채 뒷문으로 멀리 사라지련다. 이제 네게는 삼림(森林)속의 아늑한 호수(湖水)가 있고 내게는 준험(峻嶮)한 산맥(山脈)이 있다.

순이와 나의 사랑의 전당. 너는 앞문으로, 나는 뒷문으로 떠나야 하는 사랑의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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