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바다의 마음

이육사1904–1944

물새 발톱은 바다를 할퀴고 바다는 바람에 입김을 분다. 여기 바다의 은총(恩寵)이 잠자고잇다. 흰 돛(白帆)은 바다를 칼질하고 바다는 하늘을 간질여 본다. 여기 바다의 아량(雅量)이 간직여 있다. 낡은 그물은 바다를 얽고 바다는 대륙(大陸)을 푸른 보로 싼다. 여기 바다의 음모(陰謀)가 서리어 있다

바다가 품은 은총과 아량과 음모. 세 번 되풀이되는 '여기 바다의'가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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