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절정

정지용1902–19502번 읽힘

석벽(石壁)에는 주사(朱砂)가 찍혀 있오. 이슬같은 물이 흐르오. 나래 붉은 새가 위태한데 앉어 따먹으오 산포도(山葡萄)순이 지나갔오. 향(香)그런 꽃뱀이 고원(高原)꿈에 옴치고 있오. 거대(巨大)한 죽엄 같은 장엄(壯嚴)한 이마, 기후조(氣候鳥)가 첫번 돌아오는 곳, 상현(上弦)달이 살어지는 곳, 쌍무지개 다리 드디는 곳, 아래서 볼때 오리옹 성좌(星座)와 키가 나란하오. 나는 이제 상상봉(上上峯)에 섰오. 별만한 힌꽃이 하늘대오. 밈들레 같은 두다리 간조롱 해지오. 해솟아 오르는 동해(東海) ⎯ 바람에 향하는 먼 기(旗)폭 처럼 뺨에 나붓기오.

산꼭대기 상상봉에 올라선 순간. 꽃뱀과 쌍무지개와 동해의 해가 한 번에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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