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자취
다숩고 밝은 햇발 이같이 나려흐르느니 숨어 있던 어린 풀싹 소근거려 나오고 새로 피어 수줍은 가지 우 분홍 꽃잎들도 어느 하나 그의 입맞춤을 막아보려 안 합니다 푸른 밤 달 비췬 데서는 이슬이 구슬 되고 길바닥에 고인 물도 호수같이 별을 잠급니다 조그만 반딧불은 여름밤 벌레라도 꼬리로 빛을 뿌리고 날아다니는 혜성입니다 오 ─ 그대시어 허리 가느단 계집애 앞에 무릎 꿇고 비는 사랑을 버리옵고 몸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사나이가 되옵소서 고개 빠트리고 마음 떨리는 사랑을 버리옵고 은비둘기같이 가슴 내밀고 날아가시어 다만 나의 흐린 눈으로 그대의 빛나는 자취를 따르게 하옵소서
햇발과 달빛과 반딧불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이 되어 달라는 당부.

생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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