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달아

이상화1901–1943

하늘 가득히 서러운 안개 속에 꿈모닥이같이 떠도는 달아 나는 혼자 고요한 오늘 밤을 들창에 기대어 처음으로 안 잊히는 그이만 생각는다. 달아! 너의 얼굴이 그이와 같네 언제 보아도 웃던 그이와 같네 착해도 보이는 달아 만져 보고 저운 달아 잘도 자는 풀과 나무가 예사롭지 않네. 달아! 나도 나도 문틈으로 너를 보고 그이 가깝게 있는 듯이 야릇한 이 마음 안은 이대로 다른 꿈은 꾸지도 말고 단잠에 들고 싶다. 달아! 너는 나를 보네 밤마다 손치는 그이 눈으로 _ 달아 달아 즐거운 이 가슴이 아프기 전에 잠 재워 다오 -내가 내가 자야겠네.

그리운 이의 얼굴을 닮은 달에게 거는 말. 이 가슴이 아프기 전에 잠재워 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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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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