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병적 계절

이상화1901–1943

기러기 제비가 서로 엇갈림이 보기에 이리도 설은가. 귀뚜리 떨어진 나뭇잎을 부여잡고 긴 밤을 새네. 가을은 애달픈 목숨이 나누어질까 울 시절인가 보다. 가없는 생각 짬 모를 꿈이 그만 하나 둘 잦아지려는가. 홀아비같이 헤매는 바람떼가 한 배 가득 구비치네. 가을은 구슬픈 마음이 앓다 못해 날뛸 시절인가 보다. 하늘을 보아라 야윈 구름이 떠돌아다니네. 땅 위를 보아라 젊은 조선이 떠돌아다니네.

기러기와 제비가 엇갈리는 가을. 야윈 구름처럼 떠도는 젊은 조선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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